자청이란 사람은 전부터 알고 있었다. 자청님이 한창 유튜브를 키울 때 나의 절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추천해준 적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자청님의 블로그를 봤는데 제자들이 자기한테 몇 천만원씩 입금한다는 이야기를 보고 솔직히 사기꾼 아닌가- 생각 했었다 ㅋㅋㅋㅋ
그 뒤로 유튜브가 올라오지 않아서 내 머릿 속에서도 자연스레 잊혀졌다. 그러다 어느 날 베스트셀러에 '자청의 역행자'가 오른 것을 보았다. 사실 그 때도 계속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 사실 '일부러' 책을 읽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계속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 하고 있었고, 어느새 확장판도 출판되었다.
그렇게 내 손에도 이 책에 들어온 것이다.
이 책에서는 순리자가 되기를 거부한다. 이 때 순리자는 자연을 거스른다기보다는 주체적인 삶을 살지 않고 주어진 대로 끌려다니는 사람이라고 해석된다. 반면에 인생의 자유를 얻은 사람, 즉 역행자가 되기 위해서 7단계 공식을 거치기만 하면 된다.
자의식 해체, 정체성 만들기, 유전자 오작동 극복, 뇌 자동화, 역행자의 지식,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역행자의 챗바퀴까지.
개인적으로 인간은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늘의 나에게 준 생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의무를 찾아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자유를 얻어야 한다. 그게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역행자가 아닐까-한다.
시험이나 공부의 학업적인 측면에서 나는 자신있는 편이었다. 오답을 피해 정도의 길만 꾸준히 걸어가면 결국엔 원하는 지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방법을 찾기가 쉬웠고 편했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 인간관계, 연애, 돈은 정답이 없었다. 나의 삶의 경험들 속에서 끊임없이 탐구해왔지만 여전히 어렵다. 그걸 자청님이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성공했다. 그의 성공이 나에게도 영감을 주었다.
애초 1단계 자의식 해체부터 잘 안되어 멈춘 적이 많았다. 내가 특별하고 잘났다고 생각해서 잘난 사람들을 질투했고 인정하는 것이 어려웠다. 지금도 그렇다. 내 자아가 참 강하다.
그래서 이제부터 자의식 해체를 실천해보기로 했다. 불편한 감정이 생기면 자의식 때문이 아닌지 지켜보는 것이다. 실제로 며칠 전에 불편한 감정이 일어날 때 나 스스로 자의식 때문 아니야? 라고 자문하니 오히려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변화가 있었다. 물론 재빠르게 인정하고 바로 태도를 전환하는 데까지는 아직 나아가지 못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것도 사람들에게 비판받기 싫은 나의 '본능'이 작용한 거다. 매일의 노력과 수련이 필요하다.
22전략
가장 큰 영감을 주었던 것은 22전략이다. 2시간 책 읽고 2시간 글쓰기.
나는 국어쌤이라고 하기 민망하게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국어 선생님들은 어린 시절 책을 좋아해서 다른 과목은 안하더라도 국어 과목을 좋아했다고 한다. 나는 놀랍게도 오히려 논리적으로 딱 떨어지는 수학이 좋았다. 그래서 솔직히 민망하다. 그저 학교 시험을 위한 공부만 했지 책은 좋아하지도, 읽지도 않았다. 작품도 잘 모른다. 선생이 되고 나서 항상 책 읽어야지- 의식은 하지만 실천이 잘 안됐다. 독서 모임도 해보았지만 벼락치기로 밤새 읽느라 제대로 읽지 못한 적 없는 나 자신을 보며 자괴감이 들었다. 책을 좋아하는 건 타고난 영역이라 바꾸기 힘들다고 단정지었다.
그런데 자청님도 학창 시절 아예 책을 읽지 않았다는 사실, 오히려 학교 다닐 때는 책을 별로 읽지 않은 사람들이 책 덕후가 되었다는 사실이 나에게 엄청난 자극이 되었다. 희망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하루 30분, 최소 일주일에 30분이라도 책을 읽어보자고 마음 먹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지냈는데 신기하게 책에 손이 간다. 블로그도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주일에 한 번 글 쓰는 시간을 가져야지.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은 읽고 쓰는 것을 절대 멀리 하지 않는다.
기버
역행자는 1을 받으면 2를 준다고 한다. 사람은 총 3부류가 있는데 기버, 테이커, 매처.
나는 매처에 해당한다. 딱 받은 만큼만 돌려주는 사람. 주변 사람들에게 베푸려고 하지만 솔직히 머릿 속으로 내가 받은 게 얼만지 계산하고 그에 해당하는 것보다 아주 조금 더 줬던 것 같다. 기버는 인간으로서 정말 어려운 마음가짐이다. 본능을 역행하는 자만 할 수 있다.
자청님은 공짜로 생긴 돈의 10퍼센트는 꼭 상대에게 돌려준다고 한다. 사실 이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1억을 벌면 1,000만원을 상대에게 준다는 건데, 막상 이 상황이 되면 선뜻 못할 것 같다. 반대로 내가 도와준 누군가가 너무 고맙다며 나에게 1,000만원을 입금한다면, 확실히 난 그 사람을 잊을 수 없다. 가장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무조건 그 사람에게 줄 것이다. 역시 사람의 마음을 산다는 건 어렵다.
돌이켜보면 우리 부모님은 늘 타인에게 받은 것보다 더 많이 베풀었다. 그렇게 하는 게 맞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누누이 말씀하셨다. 그런 걸 보면서 왜 받은 것보다 더 베풀지 남는 게 없는데-라고 생각했었다. 현명하셨던 거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며 자수성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나의 주식을 굴려주는 친구가 한 명 있다. 일종의 먼지펀드로 수익률은 반반이다. 난 매달 공짜로 10만원, 20만원씩 꾸준히 받고 있다. 하지만 그 친구도 똑같이 받는데 뭐-라고 생각하며 보답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사실 이미 주식으로 경제적 자유를 이룬 그 친구에게 이건 자선사업같은 것이고 불필요한 노동이다.
오늘 당장 10퍼센트를 보답해야겠다. 내가 먼저 기버가 되어 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