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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의 생각

올가 토카르추크 <기묘한 이야기들>, 낯선 일상의 집합

by crystalT 2025. 6. 3.

올가 토카르추크는 꽤나 유명한 작가다. 무려 2018 노벨 문학상의 주인공이다. 

보통 노벨상을 받은 작가가 쓴 글이나 상 받은 감독들이 만든 영화는 뭔가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

난해하다거나.. 기묘하다거나.. 

아니나 다를까 이 책도 나에겐 그랬다. 뭐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야기들.

 

 

 

사실 독서모임이 아니었다면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이 책은 짧은 이야기가 모여있는 단편집이라는 사실이다. 내용이 이어지지 않았다.

 

 

 

첫 단편 <승객>은 굉장히 짧았다. 악몽을 꾸는 한 남자의 이야기. 하지만 악몽에 등장하던 남자는 사실 본인이었다는 이야기.

<병조림>을 보면서는 지하실에서 살아가던 영화 <기생충>의 장면이 떠올랐고, <인간의 축일력>을 보면서는 대중을 속이는 방송을 하는 영화 <트루먼 쇼>가 떠오르기도 했다.

또 다른 이상향을 보여준 <녹색 아이들>, 안락사를 선택하는 <트란스푸기움>에서부터 모노디코스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인간의 축일력>까지. 

처음엔 집중이 잘 안되고 이해도 안되었지만 읽을수록 재밌어서 빠져들게 되었다. 물론 해석은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래도 독서모임엔 꽤나 문학에 대한 해석이 짙은 분들이 많았기에,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들을 수 있었다.

<모든 성인의 산>이 그랬다. 발달 경향 테스트로 명성을 얻은 남자는 아이들을 연구하기 위해 연구소로 온다. 하지만 무슨 연구인지는 도통 모른다. 그러다 그 수녀원에서 부패되지 않은 시신을 미라로 만들어 보존하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들에게도 붙어 있던 번호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챈다. 

결국 거기서 살고 있는 10명의 아이들은 성녀들의 부패되지 않은 시신들로 만들어졌던 것이다. 복제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알고나니 소름이 돋았다. 언젠가 미래에 그런 일이 정말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인간은 결국 '불멸'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한다는 것을 마지막 두 편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불멸이라는 것은 또한 자연을 거스르는 욕망이다. 자연을 거스르는 데는 대가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미래 사회는 점점 과학 기술이 발달할 것이고, 정말로 책에서 묘사한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올가 토카르추크는 기묘한 이야기들을 썼지만 사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혹은 생각할 수 있는 일상을 낯설게 묘사함으로써 우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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