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명리학, 명상, 운 등의 영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어릴 때는 그렇지 않았다. 오로지 나의 노력과 성실함으로 원하는 걸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지, 대학에 불합격했을 때인지, 임용에 떨어졌을 때인지, 나의 힘 외의 것들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칠기삼. 왜 이 말을 하는지 와닿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는 노력과 더불어 운도 좋게 만드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운을 좋게 만드는 방법도 열심히 찾아보았다. 그런 와중에 박진여 선생님의 <나는 보았습니다>는 내겐 정말 흥미로운 책이었다.
당장 서점에 가서 구매했다.
전생, 카르마
믿거나 말거나지만 박진여 선생님은 내담자의 전생을 봐준다. 보통 이런 걸 보러 오는 사람들은 현생의 삶에 고민이 있는 사람들일거다.
모든 일이 일어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보통 운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이 책도 그러했다.
책에 따르면 현생의 사건들은 대부분 전생과 연결된다. 현생에 일어나는 일들은 전생에 풀지 못한 카르마 때문인 것이다.
전생에 풀지 못한 카르마를 풀기 위해서 현생에 우리는 다시 태어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진여 선생님이 상담했던 리딩 사례들을 계속 보여주는데, 그게 너무 신기했다.
특히나 인연은 전생과 연결된 경우가 많았다. 부모와의 인연, 배우자와의 인연, 자식과의 인연은 거의 전생이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우리 부모님과의 인연은 전생에 어땠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보통 전생에 나쁜 일을 하면 현생에 그 사람과 인연이 되어 벌을 받고, 전생에 착한 일을 하면 현생에 보상을 받는 느낌이다.
나는 전생에 부모님에게 잘했던 걸까? 생각보다 단순하지는 않을 것 같다. 긍정적인 측면, 부정적인 측면 다 있으니까.
책을 읽으면서 나의 전생도 너무너무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당분간 상담을 받지 않으신다고 한다.
현생의 목적
전생을 안다면 자연스레 현생의 목적도 알게 될 것이다. 내 현생의 목적은 무엇일까, 여전히 명확한 답이 내려지지 않는 숙제다.
대학생부터 인가, 직업을 선택해야 할 시점부터 생각했었다. 내가 이번 생에 이뤄야 할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이 고민을 하게 된건 윤소정 선생님과 인문학 공부를 하고 나서부터다.
그 당시에는 내 타고난 천성을 떠올리기 위해 50일 동안 매일 글을 썼다.
그 결과, 난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한테 친절하게 알려주는 재능이 있다는 걸 알았다.
중학교 때 반에서, 전교에서 나는 1등이었고, 나로 인해 항상 2등인 친구가 있었다. 친구들이 곧잘 질문을 해왔는데, 알려주는 거 자체가 재밌었다. 내가 알려줘서 이해가 잘된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더없이 뿌듯했다. 근데 2등인 친구한테는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 인기는 굉장히 많은 친구였다. 보니까 그 친구는 혼자 공부하는 걸 좋아했지, 그냥 알려주는 걸 그닥 선호하진 않았던 거다.
나는 나로 인해 누군가가 성장했다는 사실에 크게 감명받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교직을 선택했다.
근데 이게 직업에만 적용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깊이 친해지고 나면 나는 늘 위로하고 조언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부러 그런 관계를 내가 맺어가는 걸지도 모른다.
책에서는 전생이 궁금하다면 명상을 하며 무아지경의 상태로 가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건 정신적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전생보다는 내 현생을 잘 살아가기 위한 명상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 생을 잘 살아가면 다음생은 훨씬 더 나은 삶을 살거나, 아니면 더 높은 차원으로 갈 수 있으니,
그렇게 최선을 다해 매일매일을 살아가보려 한다.